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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선정 #학교선정 #NorthVancouver 우물 밖으로 나간 개구리....................(유학맘 후기 어머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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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GE
댓글 0건 조회 23,249회 작성일 17-06-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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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밖으로 나간 개구리

 

놀밴 R****맘

 

[캐나다로 유학을 오게 된 이유]

저는 2년 전 9월 학기에 노스밴쿠버로 두 아이를 데리고 온 유학맘입니다.

지금은 노스밴쿠버에 속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1학년이 되어 있는 아이들이지만, 처음 캐나다에 올 때는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영어를 배우려면 미국을 가는게 맞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구요.

남편과 함께 일찌감치 조기유학을 다녀온 분들의 체험담도 많이 듣고는 했지요.

많은 시간 고민 끝에 안전하고 다양한 문화적 환경을 접할 수 있는 캐나다가 가장 무난하다고 판단을 내렸고, 남편과 함께 동반휴직을 하고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햇수로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네요.

시간을 돌이켜보면 저희 가족의 캐나다행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감히 자평하고 싶어요.

남편하고는 우리 가족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저희 말고도 주변을 둘러보면 한국, 중국, 인도,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조기유학을 위해 밴쿠버에 모인 학부모들이 적지 않은데요. 간혹 미국에서 조기유학을 진행하다가 이 곳 캐나다로 넘어온 분들도 볼 수 있구요.

유학맘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다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안전한 교육환경입니다.

미국은 과거보다 인종 갈등의 요소가 커지고 있어 적잖이 불안감을 느꼈다는 분들이 꽤 있구요. 영어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은 물가가 너무 비싸고 현지 친구들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린다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캐나다는 이제 건국된지 150년 밖에 안된 나라인데도, 교육환경이 좋고 서로 다른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식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한번 캐나다에 온 사람들은 이곳의 평온한 생활에 푹 빠지게 되지요. 아이들 교육에도 이런 다양성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이 되어 있는데요.

당연히 학교 전체가 영어를 하고 친구들과 영어로밖에 의사소통을 할 수 없으니 영어는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구요. 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고, 그것이 또한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큰 장점이 되더군요.

간혹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체벌이나 폭행 같은 것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요.

살짝 밀치기만 해도 정학을 주는 나라가 캐나다인데, 학부모들이 등하교를 챙기고 함께 나누는 행사들이 많아 아이들간 갈등요소는 그리 커보이지 않네요.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Late French Immersion School이어서 비교적 한국, 중국 등에서 온 유학생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요. 작년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는 4,5학년 학생들이 “징글벨”을 영어, 불어, 그리고 한국어로도 함께 불러줘서 참 감동적이었답니다. 캐나다는 다양한 이민자들이 모여 만든 나라이기 때문에 각 모국에 대한 전통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모자익(모자이크) 사회를 지향합니다. 따라서 친구를 사귀어도 여러나라 학생들과 친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곧 전 세계에 인맥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구요. 조금 말을 보태서 말하면, 이 곳 캐나다의 초등학교는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캐나다학교생활 적응기]

제가 여기 와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조기유학이 반드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꼈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학만 오면 한국인이기에 학습능력이 뛰어나니 성적이 당연 좋을 것이고, 영어도 자연스럽게 습득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오판입니다.

주변 친구들과 생활 속에서 나누지 않으면 아이들의 성적이나 영어 습득도 정체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따라서 현지 친구들과도 잘 사귀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외국인을 배척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에 익숙한 캐나다 학교는 생활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생활영어와 인성, 문화적 교류 등이 매우 잘 어우러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한국에서 미리 1~2년 정도라도 영어를 어느정도 배우지 않고 이곳에 온다면 사정은 또 달라집니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큰 배포와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영어를 기초부터 시작해야 하는 아이가 학교생활을 해나가며 친구를 사귀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희 둘째아이는 영어를 전혀 배우지 않고 킨더가튼에 입학했는데, 처음 2~3개월은 아침마다 엄마 손을 놓지 않고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울어서 늘 담임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교실에 들어가기 일쑤였습니다. 수업 중에는 선생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스토리텔링 시간에 혼자 교실을 배회하기도 하고, 리세스 타임마다 오빠를 찾아가 같이 놀아달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아이가 6개월쯤 지나자 조금씩 영어에 말문이 트이면서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고,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에도 캐네디언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엔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좋아하는 운동(수영, 짐내스틱, 스케이트 등)을 하면서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TV나 YouTube를 통해 Peppa pig나 The Berenstain Bears등을 반복해서 보면서 스스로 영어를 듣고 말하는 연습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1년쯤 지나면서부터는 Reading Gate나 Tutor를 통해 영어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게 되었고, 어느 새 혼자 영어 책을 읽는 딸 아이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찰 때가 있답니다. 지금은 큰 애보다도 더 자주 플레이데이트(친구들끼리 집을 오가며 노는 것)를 스스럼 없이 하는 걸 보면서 “아, 캐나다에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둘째가 킨더가 아니라 초등 3-4학년으로 영어 준비 없이 왔더라면 엄마도 아이도 무척 힘들었을 거 같아요.

 

저희 큰 아이( Grade 4)의 경우는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의사소통에 큰 무리가 없는 영어 실력 덕분에 캐나다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친해진 현지 친구들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남자 아이들은 축구와 야구클럽 스키캠프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친구를 사귀게 되고, 사고방식도 글로벌 에티켓과 매너 등을 습득하면서 합리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져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많습니다. 또한 교회Choir에서는 형 누나들과 나이 구분없이 친구가 되구요. 학교에서는 4,5학년이 한 반으로 이루어진 split class에 배정되었는데, 한 살 많은 중국인 친구와는 방학 때 중국에 같이 가서 여행을 하자는 논의도 구체적으로 하고는 합니다. 그럴 때 보면, 한국의 초등학생들과는 상당히 다른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 나가는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부모 마음으로는 흐뭇한데, 이번 가을에 다시 한국에 돌아가면 과연 한국학교에 적응이 될까 싶어 내심 염려가 될 때도 많구요.

그러나 이런 경험을 통해서 글로벌 마인드, 예컨대 영어권 문화와 중국어권 소사이어티를 체험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단점보다는 확실히 장점이 많다는 생각으로 위로를 하곤 합니다.

 

[캐나다 생활을 뒤돌아보면서…]

저희는 이제 2년 간의 유학생활을 접고 이번 가을에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빛 보다 빠른 속도로 세월이 지나갔네요.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이 곳에서의 적응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구체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유학맘들이 힘들다고 해도 대부분 한국 생활보다는 낫지요. 사회적 스트레스가 적고, 아이들 교육 뒷바라지에만 전념하면 되니까요. 물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언어장벽에 따른 온갖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지만 다들 귀국을 앞두면 이 곳 생활을 아쉬워하더군요.

저희도 그런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등하교 및 도시락을 엄마가 모두 챙겨줘야 하고, 방과후에는 스포츠 활동이나 플레이데이트 스케줄에 따라 아이들을 기다려주거나 라이드 해주는 일이 보통 고단한 일이 아니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특히 밴쿠버는 우기(Rainy season)가 생각보다 길어서 날씨 적응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비를 맞으며 축구 시합을 함께 지켜보려면 엄마의 건강 관리도 매우 중요하답니다. 야구 클럽에서는 부모의 Volunteering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시합 때 Score keeping을 하거나 Concession(야구장 내 간이매점) duty 등은 유학맘에게는 큰 시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캐나다 초등교육은 학업과 스포츠활동의 비율이 거의 50대 50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아이들에게 2년 동안 스포츠활동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에 매우 뿌듯합니다.

영어를 배우면서도 즐겁게 운동을 하고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 더불어 노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는 교육환경입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취침 전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면 열흘 중 9일은 좋았다고 말합니다.

열심히 배우고 신나게 놀면서 영어 활용도 늘어나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는 것을 보면 유학생활이 1년이나 2년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마음으로는 몇 년이라도 더 있게 해주고 싶지요. 아니 차라리 이민을 준비하는 분들도 보는데, 한국의 교육현실과 너무 달라 이상적으로 느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저희 가족이나 주변분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보면, 아이들을 위한 조기유학은 단점보다 장점이 확실히 많습니다. 일단 아이들이 성숙해지고, 밝아집니다. 주변 또래보다 세계 역사를 보는 시각도 늘어나구요. 다만 너무 이상적인 교육환경이다보니 한국에 다시 돌아갈 경우 적지 않은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서 ‘~~국제학교’나 외국인학교 진학방법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정도로 한국의 획일화되고 방과후 학원으로 직행하는 경직된 교육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해외 경험을 통해서 한국에서도 조금이라도 밸런스를 잡기 위한 노력이 덧붙여지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모르면 모를까, 이미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방식이 보다 적합하고 훌륭한 인성과 수준 높은 커리큘럼으로 이어지는지를 봤는데, 한국에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겠지요.

옛날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교육여건 좋은 곳으로 옮겨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교육만큼 중요한게 있을까 싶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조성해주고, 어떤 문화적 토양 속에서 키우는 것이 중요한지를 절실히 경험했습니다. 비록 한국에서 이런 수준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해줄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저희 아이들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할 생각입니다.

아이들도 여기서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는 습관이나 궁금한 것에 대해 선생님, 부모님, 친구들에게 대화를 통해 스스로 알아가는 자세를 키우게 됐으니. 앞으로 보다 자율적으로 공부해나갈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끝으로 한국에서 조기유학을 고민 중이신 학부모님이 계시다면 이것저것 사정 보지 말고 캐나다를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비용도 대체로 미국보다 적게 들구요. 대부분의 케네디언은 친절합니다. 또 교육수준도 높아 영어 수업 이외의 다채로운 활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아이들 영어는 한국에서 1~2년이라도 미리 배우고 오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라는 말씀은 드리고 싶구요.

또 여기서 큰 스트레스 없이 아이들과 여행도 많이 다닐 수 있어서 자연환경이나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공기가 좋아서 부실했던 체력을 회복하는데도 도움이 되구요.

너무 장점만 많이 말씀드린 것 같기도 합니다만, 2년을 채우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저의 가족 입장에서 보면 캐나다 조기유학은 영어 공부와 함께 아이들의 균형잡힌 성장에 참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각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고 저희 가족도 앞으로 어떻게 다시 한국생활에 적응할까 고민도 됩니다만, 저희 부부는 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는 2~3년 뒤 다시 캐나다로 나올 생각입니다.

물론 남편은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지원을 하기로 했구요. 제가 아이들과 함께 다시 나와 Secondary 과정을 이 곳에서 보내며 캐나다 대학이나 미국 대학 쪽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한국 속담 중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지요.

또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도 있습니다.

확실히 주변을 둘러보면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까지 하는 젊은층이 많아졌습니다.

이제 영어를 하지 않고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할 수 없게 되버렸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우물 안과 우물 밖의 경계를 선 그어놓고 키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넓은 시각을 줄 수 있다면 조기유학에 들어가는 우리들의 희생이 아주 가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이 전부였던 개발시대를 살아온 우리들보다는 조금이나마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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