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생활 후기 (부동산 관련) 1/2 > 유학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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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E를 통해 와서 애 둘 돌봐주고 있는 부모입니다. 
단기로 와 계시는 많은 분들은 1년 계획으로 와 계실텐데 부동산 계약 관련 유사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 제가 겪었던 일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야기를 먼저 간단히 말씀드리면 1년 계획으로 왔다가 입주한 집의 주인과 계약상 문제가 생겨서 도중에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IGE 죠셉 이사님, 오경호 부동산 팀장님 도움으로 이사 갈 집을 구해서 도중에 이사를 하게 되었고 다가오는 12월까지는 문제 없이 살다가 귀국할 예정입니다. 

우선 알아 두셔야 할 내용은 기간을 정한 월세 계약일 경우 계약 기간 동안에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집이 팔려서 집주인이 바뀌게 되더라도 유효합니다. 물론 세입자는 주어진 의무를 다 했다는 가정아래서 말입니다. 예를 들면 월세를 지연없이 꼬박꼬박 내야하고, 청결을 유지하고 이웃에 소음 등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하는 등을 포함합니다. (사실 의무를 다하지 않더라도 바로 집에서 쫓아 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주인도 여러가지 절차를 통해서 내보내야 하는데 이게 시간이 좀 걸립니다)

또한 몇가지 알아 두셔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BC Residential Law)
. 보증금(security deposit)은 월세의 절반을 넘을 수 없다. 
. 고정기간(fixed term) 월세 계약인 경우 세입자를 함부로 내보낼 수 없다. 단 계약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month to month 계약인 경우 집주인이 2 month notice를 줄 경우 일정 보상금을 받고 집을 비워 줘야 한다. (IGE에서 진행하는 계약은 전부 fixed term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집주인이 얘기를 꺼내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 없습니다.)
. 부동산 showing 시 세입자가 집을 비워줘야 할 의무는 없다. (부동산들이 착각하고 꼭 집을 비워줘야 하는 것 처럼 얘기할 때가 있습니다. )
. 세입자가 입주시에는 move-in inspection를 집주인과 같이 하고 퇴거시에는 move-out inspection을 합니다. 각 inspection은 문서상으로 작성되어 양자의 서명이 되어야 유효하다. 만일 move-in inspection이 정해진 절차대로 작성, 서명되지 않았을 경우 집주인은 move-out inspection에서 주장하는 훼손내용을 근거로 security deposit에서 차감할 수 없다. 단 퇴거 시 집주인이 security deposit을 퇴거일 당일에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 여기 법이므로 만일 퇴거일 이후 며칠 내 귀국을 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므로 서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아래 상세히 저희 가족의 사례를 예를 들어 놓았으니 문제가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저희는 작년 2015년 12월 28일에 밴쿠버에 입국하였습니다. 죠셉 이사님께서 먼저 콘도에 오셔서 집주인과 같이 입주 전 move-in inspection을 진행하였고 저희 가족은 입국일 낮에는 장보기, 차량 구매 등 다른 일을 먼저 하고 나서 저녁 늦게 콘도에 입주하였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미리 준비된 계약서에 싸인하고 이사님이 집주인에게 선 지불한 security deposit을 이사님께 드리는 것(현금이 부족해서 나중에 드렸던 것 같습니다)으로 콘도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집주인과는 입주 일 이 주쯤 지나서 직접 만나서 post paid check으로 12장을 준비하여 전달 하였습니다. 집주인 인상도 좋아 보였고 집도 만족스러운 곳이어서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월세가 조금 비싼 것만 빼면)

그러던 어느 날 2월 중순쯤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집을 팔 계획이니 부동산과 함께 집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조금 당황해서 우리는 연말까지 있을 계획인데 그대로 있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우리 가족은 예정대로 12월까지 있게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집주인도 긍정적으로 그렇게 얘기하니 일단 믿고 협조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4~5차례 showing을 진행했습니다. 집주인과 연결된 부동산 1명과 신규 구매 희망자 부동산이 같이 와서 showing을 (집구경)을 합니다. 

처음에 부동산한테서 연락이 와서 showing을 한다고 하면서 언제 언제 올테니 잠시 집을 비우면 된다고 얘기 하길래 집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데 나는 집을 비울 생각은 없다고 얘기 하니 알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 두 번 와서 보여 줬고 세번째 showing인가는 집에 들어와서 몇 분 안보고는 바로 가서 별로 관심이 없었나 하고 생각 했었습니다. 알고 보니 집에서 요리해 먹은 음식 냄새 가(젓갈) 났는데 깜박하고 그날은 환기를 안했더랬습니다. 집주인이 그날 저녁에 문자로 경고를 하면서 showing에 협조를 하지 않으면 집에서 내보낼(evict) 수 도 있다고 반 협박성 문자를 주기에 좀 긴장했습니다. 게다가 부동산이 집을 비워 달라고 요청했는데 제가 그걸 거부한 것도 문제 삼더군요. 그래서 전적으로 요청사항에 협조하겠다고 식당에서 저녁 외식 중 그 자리에 앉아서 정중한 사과 문자를 보냈고 집주인도 잘 알겠다고 회신을 주어서 서로 좋게 마무리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한번은 3월 하순 봄방학때도 집구경을 해 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당시는 저희 가족이 여행 중이라 집 정리 정돈 상태가 좋지 않으니 우리가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어떻냐고 했더니 사정은 알겠으며 집안 정돈 상태는 감안하고 보겠다고 해서 그럼 알겠다고 답하고 쇼잉을 진행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4월 초에는 다시 연락이 와서 home inspection을 하니 집을 두시간 정도 비워 달라 하기에 그렇게 하고 나서 며칠이 지났습니다. (캐나다는 부동산 구매자가 최종 구매 결정 전에 전문가에게 집의 하자 유무를 검사하는 일을 맡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홈 인스펙션이 끝나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아서 4월 12일에 이사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집주인이 집을 비워 달라는 통보를 이사님께 했다는 것입니다. 세입자는 저인데 왜 이사님께 보냈는가 하니 제 이메일 연락처가 없어서 그리 했다고 합니다. 이메일로 온 통보를 이사님께 포워딩 받아서 읽어 보니 새로 들어오는 집주인이 사용하게 되었으니 저희더러 두 달 내에 집을 비우라는 통보였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무슨 내용인지 IGE에 문의 하니 이런 경우없는 경우는 처음이라서 적잖이 당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내용에는 세입자가 집주인이 보낸 내용에 응답(respond)하지 않을 경우 쫓겨날 수도 있다는 문구도 포함되어 있기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경우 보상금은 한 달치가 주어진다고 씌여 있었습니다. 일단 집주인에게 이메일도 보내고 전화도 하고 연락을 취했습니다. 집주인 하는 말이 잘 원만히 해주려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 사정이 좀 딱하지만 나가줘야 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신 이사할 집은 알아보는 편의를 제공해 주겠다고 하더군요. 집주인이 그 간 구두로 했지만 얘기했던 내용을 다 깨는 통보를, 그것도 최종 법률적 효력을 가지는 공식통지로 보내는 마당에 이사 갈 집을 알아보겠다는 것도 시도를(attempt) 하겠다는 내용이어서 아무것도 보장이 되지는 않아 보였고 집주인의 말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집주인에게서 받은 문서인  "2 Month Notice to End Tenancy for Landlord’s Use of Property" 를 자세히 읽어 보니 세입자가 이의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이 있더군요. Residential Tenancy Branch Office에서 해당 업무를 관장하고 있고 세입자는 통보를 받은 날로 부터 15일 이내에 이의 신청을 제기 하지 않을 경우 집주인이 통보한 내용을 세입자가 이의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밤새도록 British Columbia의 Residential Tenancy Act를 뒤져 읽어 보고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들고 버나비에 있는 RTB에 가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RTB에 따르면 집주인이 명백히 잘못한 사항이니 세입자는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집주인이 공식 통보 (2 month notice)를 주었고 내가 그에 대해서 이메일로 acknowledge를 한 이상 제일 확실한 방법은 공식적으로 조정신청 (dispute for resolution)을 신청하라고 권고하기에 그에 따랐습니다. (사실 이런 공식 통보는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직접(in person) 전달하거나 등기로 보내야 그 효력을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이메일은 상대방이 받지 않았다고 할 경우가 있기 때문에 효력을 주장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British Columbia residential law에 관해서 들여다 보던 중 월세 보증금(security deposit)에 대한 내용에 이런게 있더군요. 보증금은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의 절반을 넘을 수 없다. 저희는 집주인의 요청으로 한달치 보증금을 지불했었습니다. 그래서 RTB를 통해서 조정 신청하는 김에 과다하게 지불된 월세 보증금의 반환 요청 건도 같이 포함시켰습니다. 그냥 있었으면 모르고 넘어갈 일이었으나 어찌해서 공부하다 보니 그런 내용도 알게 되었습니다. RTB에 접수를 마치고 세입자, 집주인 그리고 RTB의 조정권자(arbitrator) 3자가 진행하는 hearing 날짜가 잡혔습니다. 등기로 접수 문서와 증거물인 계약서를 집주인에게 보내고 나서 며칠 있으니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지난 쇼잉때 세입자가 집정돈도 안 한 것을 자기가 사진증거로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도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이사갈 집 알아봐 주겠다, 사정이 생겨서 팔게 되었으니 좀 이해해 달라 하더군요. 보상금도 두 달인가 준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그까짓 두 달 보상금도 싫고 그냥 여기 살고 싶으니 그냥 내버려 달라고 했습니다. 애들 돌보고 뒷바라지 하기도 벅찬데 혼자서 이사 하기도 힘들고 두 달 보상금으로는 보상이 전혀 안된다 싶어 거절했습니다. 주인이 RTB hearing에서 보자고 하더군요. 

5월 중순에 잡힌 RTB hearing에는 아무래도 여기 시스템에 대한 경험도 없고 영어도 좀 딸리는 관계로 이사님께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공교롭게도 한국 출장이 잡혀서 어쩌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이사님께서 한국 현지 새벽에 conference call로 들어오셔서 그간 히스토리와 notice의 부당함 및 세입자가 가진 권리를 얘기해 주셨습니다. 집주인은 계약서에 있는 허점 및 벼라별 트집을 잡더군요. 사실 처음 입주 당시 저희가 밤늦게 도착하였을 때 집주인은 집을 떠난 상태여서 집주인은 저희가 직접 서명을 한 계약서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도착해서 받아본 세입자 보관용 계약서에는 집주인의 서명이 어쩐 일인지 실수로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좀 긴장 했었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쇼잉때 집정리가 안되어 있다느니 집에서 냄새가 나서 쇼잉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는 등 이런 저런 말도 안되는 이유를 갖다 대더군요. 그런 괴변을 듣자니 열불이 나더군요. 일회성 냄새같은 것을 가지고 세입자를 쫓아 내지는 못할 건데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건 이후 쇼잉에서는 환기에 엄청 신경 썼습니다). 중재권자는 바로 결론을 내지는 않고 세입자, 집주인 양자 의견을 모두 듣고 일단 히어링을 마쳤습니다.  

드디어 5월 말에 결과가 우편으로 왔습니다. 결과는 저희가 이겼고 다행히 집을 비워 주지 않게 되어도 되었습니다. 주거 관련 계약인 경우 양자의 서명이 없더라도 정황상 계약이 이루어 진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RTB 의견이었습니다. 부인이 집주인이지만 남편이 와서 돈 받고 계약하고 그런 것에 대해서도 다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해 주더군요. (사실 그 부분이 조금 꺼림직해서 이전 판례도 찾아 봐서 어느정도 자신은 있었습니다) 그동안 도움주신 이사님께도 감사 말씀 드리고 중간 중간에 자문해 주신 오경호 부동산 팀장님께도 감사드렸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RTB 중재에서 이겼고 해서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보상금도 원치 않고 그냥 애들이랑 잘 지내려고 했는데 보아하니 집주인도 실수로 집을 팔아 버린 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집 팔기 전에 먼저 사정이 이러하니 얼마 보상금 받고 나가 달라던가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무턱대고 집부터 팔고 세입자는 그냥 통지 주면 내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도 감정이 상해 있던지라 별로 나가 주고 싶지도 않고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얼마 안있어 다시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과 한마디 없이 똑같은 얘기 하면서 집도 알아봐 주고 보상금도 두 달인가 주겠다 하길래 그냥 바로 거절하고 우리는 보상금 필요없고 그냥 계약기간까지 있고 싶다고 했더니 자꾸 얼마 주면 옮기겠냐고 해서 다시 육 개월치 주면 고려해 보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변호사를 통해서 연락 주겠다 하더군요. 그래서 갸우뚱 해서 변호사가 연락 할거냐고 다시 물으니 맞다고 하더군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냥 그러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6월 1일에 서류상 집주인인 부인에게서 처음 이메일이 왔습니다. 사실 서류상 집주인은 부인이었으나 그동안은 계속 남편과 얘기 중이었습니다. 물론 월세 체크는 부인 이름으로 써서 발행 했었습니다. 메일 내용을 보니 자기가 공식 서류상 집주인인데 세입자가 서명한 계약서도 없다. 그러니 현재 가진 계약서는 무효다. 그러니 지금 콘도에 거주하는 것은 month to month 계약이고 따라서 2 month notice를 받은 이상 집을 비워야 한다. 기존 RTB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것이며 변호사를 통해서 상고 법원에 이의 제기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에이전트(IGE 이사님)는 교육청 에이젼트를 사칭하고 다니는데 이건 사기죄에 해당한다, 그리고 과다한 금액을 보상금으로 요구하는 것은 갈취(extortion)다. 집을 기한내에 비우지 않을 경우 당장 경찰에 연락해서 강제로 가족을 끌어 낼 수도 있다. 그러니 두 달 보상금을 받고 빨리 나가라 하더군요. 이에 응하지 않으면 담당 변호사가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의 협박성 내용을 보내왔습니다. 그 메일을 보는 순간 황당하고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본문 문구에 "Without Prejudice"를 달아서 보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해서 여기 저기 뒤져보니 해당 내용은 법적 분쟁이 생겼을 경우 증거물로 채택할 수 없다는 내용이더군요. 아마도 그 내용이 협박에 해당한다고 제가 거꾸로 걸고 넘어질 수 있어서 해당 문구를 달아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  협박 내용이 심상치 않고 상대방도 아마 변호사를 사서 문구를 작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내용을 정리해서 변호사 상담을 하러 갔습니다.  30분간 상담을 받았고 간략히 브리핑 하고 의견을 들은 결과 "집주인이 잘못한 내용이며 이런 끔찍한(nasty)한 메일을 보낸 것은 엄청난 잘못이다. 협박 내용은 전혀 근거가 없다. 법원 항소를 할 수는 있으나 세입자가 이길 가능성이 아주 높다. 소송 기간도 몇 달 내에 끝날 것이다. 단 이런 저런 내용으로 민사 소송을 걸 경우 몇 년이 걸릴 수 도 있다